2023년 리그테이블 M&A 법률자문 순위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2023년에도 어김없이 국내 인수·합병(M&A) 법률 자문에서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로써 김앤장은 11년 연속 선두를 달리며 굳건한 위상을 드러냈다.
연합인포맥스가 31일 발표한 '2023년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완료 기준(Completed) M&A 법률 자문에서 김앤장은 38조9천785억원의 실적을 올려 1위를 차지했다.
이는 국내외 로펌이 담당한 자문 실적의 29.5%에 해당하는 규모다.
거래 건수로는 총 129건을 성공시켜 100여건을 밑도는 다른 대형 로펌을 압도했다.
자문 실적은 대금 지급이 완료된 100억원 이상의 거래를 취합해 순위를 집계했다. 공동자문을 제공한 경우 거래금액을 자문사 수로 나눠 반영했다.
김앤장의 독주는 연초부터 시작됐다. 1분기와 2분기, 3분기 모두 선두를 달리면서 견고한 실적을 쌓아나갔다.
국내 조 단위 딜 역시 김앤장의 몫이었다.
김앤장은 지난 10월 계약이 체결된 일진머티리얼즈의 경영권 매각 거래에서 인수 측인 롯데케미칼의 법률 자문을 맡아 5개월 만에 거래를 종결했다. 자문 금액은 2조7천억원 규모다.
이어 MBK파트너스의 메디트 인수(2조4천억원)와 네이버의 포쉬마크 인수(1조6천억원), EQT파트너스의 SK쉴더스 인수(2조원), 사우디국부펀드·싱가포르투자청(GIC)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 1조1천억원), 블랙록의 에어퍼스트 인수(1조1천억원),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11조원) 등 조 단위 딜이 김앤장의 손을 거쳤다.
뒤를 이어 태평양이 20조8천186억원의 실적을 올려 2위를 차지했다.
태평양은 4분기에만 11조2천94억원을 자문하면서 뒷심을 발휘했다. 이에 2023년 1~3분기 김앤장을 추격했던 세종을 제치고 연간 기준 2위에 올랐다.
태평양의 실적을 끌어올린 건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약 11조원)이다. 태평양은 양측에 법률 자문을 진행해 9조1천억원이 웃도는 실적을 쌓았다.
이밖에도 롯데케미칼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2조원), LG화학의 LCD 편광판 사업부 매각(1조1천억원) 등에서 매각자 측 법률 자문을 맡았다.
3위에는 총 16조9천995억원의 실적을 올린 광장이 랭크됐다.
MBK파트너스·UCK파트너스가 구성한 컨소시엄(텐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의 오스템임플란트 인수(1조8천억원)와 신한알파리츠의 HSBC빌딩 인수(1조8천억원),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1조2천억원) 등에 법률 자문을 제공했다.
4위와 5위에는 16조8천321억원의 자문 실적을 쌓은 세종과 16조4천785억원의 자문을 제공한 율촌이 이름을 올렸다.
이 외에 2023년 법률 자문 10위권 안에는 화우(14조9천452억원)와 지평(2조9천318억원), 베이커맥켄지 앤 KL파트너스(1조3천951억원), LAB파트너스(1조1천526억원), WeAdvise(8천864억원) 등이 포함됐다.
출처 : 연합인포맥스(https://news.einfomax.co.kr)
8월 본입찰보다 인수가 대폭 상향…승자는 허재명 대표
시가 2배에 인수…뒤늦은 빅딜에 시너지 입증 부담
황각규 부회장 시절 98억원 깎겠다고 소송까지 걸던 롯데
그룹 리더십 예전같지 않다는 평가…김교현 롯데케미칼 부회장 주도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 승계 행보 빨라질까 관심
롯데그룹이 글로벌 4위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 제조사 일진머티리얼즈 경영권 인수에 시가 2배의 프리미엄을 지급하기로 했다.벌써 부터 그룹 내 시너지 효과를 어떻게 낼 것이냐 하는 의문 부호가 붙고 있다. 오랜만의 대형 M&A의 성과가 부진할 경우 사업적 성과보다 다른 목적 때문에 무리한 결정을 했다는 비판이 따를 가능성이 크다.
과거 100억원이라도 깎겠다고 매각자와 법적 소송까지 마다않던 롯데그룹의 변화된 모습 시장에서는 '롯데의 M&A실력 저하' 평가도 나온다. 황각규 부회장 이후 그룹 리더십의 저하를 원인으로 지적하는 언급도 있다.
2조 초반이 2.7조까지 상승…승자 허재명 대표, 승계 경쟁 밀렸지만 아버지ㆍ형 능가하는 자산가 등극
롯데케미칼은 지난 11일 미국 자회사 LOTTE Battery Materials USA Corporation을 통해 허재명 대표가 보유한 일진머티리얼즈 지분 53.3%와 일진머티리얼즈 자회사 아이엠지테크놀로지 신주인수권을 2조7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하는 계약을 맺었다. 신주인수권의 가치가 크지 않다고 보면 일진머티리얼즈 주당 인수 가치는 약 11만원으로, 계약 전일 종가(5만4000원)에 대비해선 2배에 해당한다.
이는 당초 허재명 대표 측이 고수하던 3조원에서 10%정도만을 깎은 금액이자, 처음 롯데의 생각보다는 7000억원 가량이 오른 금액이다. 롯데는 지난 8월 본입찰 때는 주당 9만원 수준, 2조원 초반의 금액을 써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자는 11만원은 지켜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는데, 이를 감안하면 사실상 롯데가 허재명 대표의 뜻을 따른 셈이다.
이로 인해 이번 매각의 최대 승자는 '허재명 대표'로 기록될 상황이다.
장남 허정석 일진홀딩스 부회장ㆍ차남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대표간 일진그룹 2세간 '경쟁'은 애시당초 장남 허 부회장의 승리가 됐지만 이번 매각으로 상황은 정반대가 됐다.
허정석 부회장은 창업주 허진규 회장으로부터 일진그룹 주요 계열사 경영권 대부분을 승계 받았다. 반면 차남 허재명 대표는 일진소재산업(현 일진머티리얼즈) 경영권만 물려받으며 승계 경쟁에서 밀려났던 상황. 그러나 동박사업이 초호황을 맞으면서 상황이 역전, 일진그룹내 주요 계열사 일진홀딩스 (시가총액 2000억원)ㆍ일진전기(시가총액 1600억원)ㆍ일진디스플레이(시가총액 620억원)와 다른 계열사 전부를 합쳐도 일진머티리얼즈(시가총액 2조5000억원) 한 곳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여기에 이번 일진머티리얼즈 매각이 '경영권 프리미엄 100%'를 기록, 무려 3조원에 가까운 현금을 동생 허재명 대표가 손에 쥐게 됐다. 아버지와 형의 그룹 순자산을 전부 합친 것보다 승계에서 밀려난 동생의 현금이 월등히 많아진 상황이 현실화 됐다.
협상 우위 있음에도 미활용? 사무실 비용 900만원까지 깎던 롯데가…
롯데그룹이 2조원대 초반을 써낼 때만 해도 사업 전망과 각종 대내외 변수가 고려됐다. 일진머티리얼즈 자회사의 재무적투자자(FI) 회수 문제, 원자재가 상승에 따른 생산설비 확장 비용 증가, SKC와의 수주 경쟁에 따른 수익률 악화 등이다. 한 M&A 업계 관계자는 “매년 수십%씩 성장하는 산업이다 보니 사업성 추정이 쉽지 않다”며 “일진그룹도 투자 부담 때문에 일진머티리얼즈를 매물로 내놨다”고 말했다.
게다가 일진머티리얼즈 매각은 처음부터 롯데그룹이 가장 유력한 후보였다. 일부 사모펀드(PEF)들이 관심을 가지긴 했지만 FI로선 주당 7만원을 쓰기도 쉽지 않았다. 매각 주관사가 해외 기업을 끝까지 끌고 오긴 했지만 국내 기업에 비해선 거래 종결의 확실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어서 이번 거래는 '셀러' 허재명 대표보다 ' 바이어' 롯데그룹이 협상에서 큰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음에도 불구, 롯데는 이를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당장 입찰 과정에서 이미 롯데케미칼을 제외한 다른 후보는 전무한 상황이 드러났다. 허재명 대표 입장에서는 이미 본입찰까지 진행한 상황에서 롯데를 잡지 못하면 무산되는 리스크를 겪어야 했다. 그렇다고 매각을 다음으로 미루자니 국내 및 해외 시장상황이 사상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이다.
달리 말해 롯데로서는 일진머티리얼즈 인수가격을 한참이나 깎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는 의미. 그럼에도 불구, 되레 롯데는 허재명 대표가 원하는 가격 언저리에 인수가격을 맞춰주는 결과를 냈다. 덕분에 롯데그룹에는 수천억원의 재무부담이 늘어났다.
이런 롯데의 전략은 지난 수십년간 M&A시장에서 롯데그룹이 보여준 모습과는 정반대다. 한때 국내 M&A시장에 나온 모든 매물에서 인수후보로 꼽히기도 했던 롯데는 철저한 협상과 악착 같은(?) 가격 인하 전술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그만큼 M&A경험이 많았고, 협상 과정에서 철저하고 빈틈없는 모습을 보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8년 두산그룹으로부터 소주사업('처음처럼')을 인수할 당시다.
이때 계약금 503억원과 잔금 4527억원, 도합, 5000억원에 넘는 거래가 이뤄졌다. 그러나 롯데는 본계약 체결 이후 두달 동안이나 "두산이 요구한 주세선입금 600억원 가운데 300억원을 못내겠다" , "롯데 M&A팀이 협상과정에서 두산타워 28층 사무실 임대료를 쓸 때 발생한 추가비용 900만원을 못내겠다" , "주류BG 사업부의 부채 가운데 두산이 요구한 98억원을 낼 필요가 없다"고 두산그룹을 괴롭(?)힌 이력이 있다. 양측 임원진들은 감정의 골이 깊어 거래를 깨자는 언급까지 나오고 결국 두 그룹은 법적 소송까지 불사하기도 했다.
사무실 임대비 900만원과 100억원 가량을 깎겠다며 철저하던 롯데가 무려 2조7000억원의 거래를 선뜻 단행하고, 이 과정에서 가격인하 모습도 보이지 않다보니...과거 롯데의 모습을 아는 M&A 시장 관계자들은 깜짝 놀랄만한 상황이 된것. 게다가 2조7000억원이라는 조단위 거래를 단행하는 시기가 장기 불황과 최악의 금융위기마저 거론, 대부분의 그룹이 몸을 사리는 시기이기도 하다.
황각규 부회장과 김규현 부회장의 차이? 이번에 면을 세운 롯데케미칼 임원들
이 같은 롯데의 변화는 황각규 부회장이 그룹을 이끌어가던 시절의 롯데그룹과 지금의 롯데그룹의 '리더십' 차이 때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만큼 롯데그룹의 리더십이 예전같지 않음을 이번 거래가 방증하는 것이라는 의미인 셈이다.
롯데그룹은 한동안 대형 M&A 판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 수년간 기조가 ‘무조건 경영권 인수’에서 ‘소수지분 투자 확대’로 바뀌었고, M&A 인력들이 한직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이러다가 솔루스첨단소재 지분 투자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뒤늦게 소재 사업에 박차를 가한 형국이다.
그러나 정중동 행보로 몇 년을 허비한 사이 배터리 산업을 확장하는 데 드는 비용이 크게 늘었다. 인수가가 늘고, 경쟁 강도는 심화했으며, 최근엔 금융 환경마저 우호적이지 않다. SK그룹은 일찌감치 SK넥실리스(전 KCFT)를 인수했고, 배터리 사업 밸류체인을 완성해가고 있다. 롯데그룹도 KCFT 잠재 인수 후보군으로 꼽혔었지만 움직임은 없었다. 신중하다가 ‘몇 배나 비싼 입장료’를 샀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도 뒤늦게나마 롯데그룹이 통큰 결단을 내렸다는 것은 그만큼 배터리 관련 산업을 육성할 의지가 컸다는 의미지만, 동시에 롯데그룹, 정확히는 롯데케미칼이 ‘큰 성과’가 급하게 필요해졌기 때문이라는 시선도 있다.
이미 롯데케미칼은 그룹에서 가장 빨리 M&A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됐던 회사다. 유통이 오랜 기간 부진했던 터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기반과도 같은 롯데케미칼이 성장 동력을 열어줄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다. 여기에 해외 대규모 설비 증설 등 성과는 있었지만 M&A에선 성적표가 신통치 않아 압박이 컸다.
하지만 이번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로 인해 이런 부담감이 크게 줄었다.
이번 거래를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지는 롯데케미칼 사장을 거쳐 작년 12월부터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를 맡고 있는 김교현 부회장, 그리고 그룹 정기 인사를 앞둔 임원들의 면이 살게 됐다.
문제는 향후 재무부담이다. 롯데그룹은 내부 자금 및 차입금으로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인데 고금리 시대 이자 부담이 작지 않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작년 700억원, 올해 1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은 작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조5000억원을 넘었는데 일진머티리얼즈가 중단기적으로 기여할 것이 많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추가 비용 수천억원을 감수할 만하냐는 지적이 나올 상황이다.
롯데케미칼은 향후 롯데그룹 승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신동빈 회장의 아들 신유열 상무는 노무라증권을 거쳐 일본 롯데홀딩스에 입사한 후 현재 롯데케미칼 일본 지사 임원으로 있다. 신 상무는 아직 그룹을 물려받을 지분은 확보하지 못했지만 최근 그룹 안에서의 승계 행보가 부쩍 빨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유열 상무는 일본 국적으로 아직 한국 사업에까지 깊이 관여하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시장에선 한국보다는 일본이나 미국에서 경영 경험을 쌓는 작업이 선행될 것이란 예상이 많다. 롯데케미칼을 디딤돌 삼아 입지를 키운 아버지의 행보와 닮아 있다.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에 롯데케미칼 미국 자회사를 앞세운 것도 이 같은 고려가 반영됐을 것으로 풀이된다.
허재명 사장, 급매에도 3조원 고수할 수밖에 없어
롯데는 일진 자회사 FI 등 추가자금 소요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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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그래픽=윤수민 기자)일진머티리얼즈 매각은 대어(大魚)로 주목받았지만 자본시장이 위축되며 흥행 열기가 식었다. 원하는 몸값을 받기 쉽지 않은 상황인데 거래가 성사되더라도 매각자인 허재명 사장 개인은 천문학적인 세금 부담이 생긴다. 본입찰에서 나온 가격보다 훨씬 높은 3조원대에 팔린다고 해도, 대주주로서 최고세율이 적용돼 8000억원 이상의 주식양도세를 내게 될 전망이다.일진머티리얼즈 M&A는 개인 최대주주(허재명 사장, 지분율 53.3%) 지분 매각이다. 개인이 소득을 거둘 경우 최대 49.5%(과세표준 10억원 초과 시 세율 45%, 지방세 4.5%)의 세금을 물어야 하지만 주식 매각은 종합소득(근로소득, 사업소득, 이자, 배당 등)에 포함되지 않는다. 대신 관련법에 따라 주식 양도세가 발생한다.
- 대주주(상장사 지분율 1% 이상 혹은 시가 10억원 이상 주식 보유)가 주식을 양도해 대규모 이익을 거둘 경우 세율이 높아진다. 세율은 과세표준이 3억원 이상이면 25%고, 지방세 2.5%까지 포함하면 27.5%다. 과세표준 3억원 미만 구간의 세율은 조금 낮지만 대규모 거래에선 큰 의미가 없다. 주식 매각에 따른 증권거래세(0.43%)까지 감안하면 전체 세금은 매각 금액의 28% 수준이 된다.
- 일진머티리얼즈는 업계 수위권 동박 제조사로 M&A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7월 치러진 예비입찰엔 LG, 효성 등 대기업과 대형 사모펀드(PEF)들이 대거 불참했고, 8월 본입찰도 잠잠했다. 베인캐피탈이 발을 빼며 유효 원매자는 롯데케미칼만 남았다는 평가다. 2조원 수준을 생각하는 롯데와 3조원을 바라는 매각의 시각차가 큰데, 매각가를 고집하는 배경엔 세금 문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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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허재명 사장 보유 지분이 2조원에 팔릴 경우 5600억원가량, 3조원이라면 8400억원 가까운 세금을 내야 한다. 매각자가 법인이라면 지분 매각 이익을 포함해 1년간 번 돈에 따라 세율을 적용받는다. 과세표준이 3000억원 이상일 경우 세율은 27.5%(국세 25%, 지방세 2.5%)로 개인 주주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법인은 사업손실이나 비용 처리 등으로 실질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반면, 개인 주주는 고스란히 세금 부담을 져야 한다. 법인도 그렇지만 개인 주주는 더더욱 매각 눈높이를 낮추기 어려운 셈이다.허재명 사장이 주식양도세를 내고 남은 자금을 자녀에 증여하면 또 그 절반이 세금(과세표준 30억원 초과시 50%)으로 나간다. 반대로 허 사장이 자녀에 주식을 증여한 후 자녀가 그 가격에 지분을 매각한다면 최초 증여에 대한 세금만 내면 된다. 이를 감안하면 이번 매각은 자녀에 줄 자금보다 새로운 사업을 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롯데케미칼이 가격을 높여야 이번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이 큰데, 롯데케미칼의 상황도 녹록지는 않다. 동박 사업에 관심이 크지만 이 외에도 해외 사업 확장 등에 필요한 자금이 많아 마냥 가격을 높이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롯데케미칼 입장에선 일진머티리얼즈 전환사채 상환, 스틱인베스트먼트 보유 지분 인수 등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일진머티리얼즈 경영권 지분 인수에 얼마나 많은 돈을 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 롯데케미칼이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면 롯데지주-롯데케미칼-일진머티리얼즈 지배구조가 된다. 일진머티리얼즈 자회사 IMG테크놀로지에는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재무적투자자(FI)로 있다. 증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하는 지주사 행위제한 규제에 따라 일진머티리얼즈는 FI 보유 지분도 사들여야 한다. 롯데케미칼과 일진머티리얼즈가 합병하거나 일진머티리얼즈가 국내외 사업을 늘리려 해도 스틱인베스트먼트의 협조가 필요하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작년말 금융사를 대상으로 15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는데, 최근 주가 하락으로 재매각 부담이 커졌다.
- 한 M&A 업계 관계자는 “허재명 사장은 계속 자금 조달 부담이 있는 일진머티리얼즈를 판 후 다른 사업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개인 자격으로 내야 할 세금 부담이 크기 때문에 희망 가격을 낮추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 전기차와 그에 부수된 배터리, 동박 등 산업들은 성장이 가파르지만 그만큼 설비 확장에 대한 부담이 크다. 일진머티리얼즈도 상황이 다르지 않아 꾸준히 확장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산업이 성장세일 때 경영권 지분을 팔면 몸값을 극대화할 수 있어 일진머티리얼즈 매각이 급물살을 탔을 것이란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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